[정혜신TV] 누구나 자기만의 전쟁터가 있다 | 시즌4 E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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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만의 전쟁터가 있다 | 시즌4 E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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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를 소거하듯 살아가는 내 모습이 좀 비겁한 것 같습니다.

유년기에 부모님의 불화, 가정폭력, 이혼,
두 분의 실직 등이 이어지며 많이 휘둘렸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았어요.
그 과정에서 화 한 번 내지 못하고
끙끙 참아가며 모범생으로 살았습니다.
집안일도 도맡아 했고, 공부도 잘했고,
가족들과 연을 끊은 아버지를 혼자 챙겼습니다.

저를 책임져줄 사람이 세상에 없으니,
아르바이트와 일을 쉬지 않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인 모르는 병으로 늘 여기저기가 아팠습니다.
남들의 20%도 안 되는 에너지로 산 것 같아요.

요즘 저를 보면
가족이나 남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들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꾸역꾸역 하고,
누군가의 부탁이 떨어지면 그걸 처리하기 위해 안절부절못하는데요.
저 자신에게 소중한 일, 저에게 가치 있는 일은 가늠조차가 안됩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은 다 포기하고, 단념해버려선지
이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다'는 그 마음조차 잃어버렸습니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마음만이 진실하다고 느껴집니다.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그저 무력한 나,
하루하루를 소거하듯 살아가는 내 모습이 비겁한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유난하게 제 삶을 겉돌며
부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모든 일상이 안정되었는데
저는 이제 우울보다 단념이 더 몸에 밴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요?"

_
"일을 계속하든 당장 그만두든
결론은 중요하지 않다.
처음으로 그 질문과 관련해서
자신에게 집중 또 집중하는 것,
자기 마음의 구석구석을 거울로 비춰주는 것,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 곳이 있으면
플래시도 비춰가며 찬찬히 더듬어 보고
눈길도 포개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좋은 대답과 결정이 자신을 지켜주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주목하고 공감해 주는 과정 자체가
자신을 끝내 보호하는 것이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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